[대장금] 열풍이 불때, 정상궁 역으로 활약했던 여운계가 한 인터뷰에서 이런 요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배우 여운계라고 한다면 끝까지 연기하는 사람이었다고 사람들이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무대에 서서 땀 흘리며 연기하고, 무대에 서서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그런 배우 말이다.
죽을만큼 열심히 연기했던 사람, 여운계. 멋지지 않나? 나는 죽을 각오로 무대에서 연기하고, 죽는 그 순간까지도 죽음이라는 연기를 하고 싶다."
당시 이 인터뷰를 보고 전율에 가까운 감동을 느꼈다. "이 배우, 진짜 보통 배우가 아니구나." 배우 여운계가 성장하고 만들어 진 것은 이 정도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거구나 하는 탄성을 내지르며 말이다.
그랬던 그녀가 떠났다.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연기 인생을 끝마치고 죽기 직전까지 연기를 위해 작은 한 몸을 불사르다가 자신의 운명에 종지부를 찍었다. 실로 배우다운 죽음이었다.
1962년 TV로 데뷔한 이래 무려 40여년 동안 TV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했던 여운계는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몫을 100% 소화해내며 대중의 곁을 묵묵히 지킨 여배우였다. 박근형과 함께 '대학극의 2인' 으로 불릴 정도로 탄탄한 연기력을 소유하고 있던 그녀는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개성파 연기로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여운계는 비극과 희극, 신파와 코믹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시트콤 [LA 아리랑] 으로 SBS 시트콤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그녀는, [대장금] 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최고상궁역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청춘의 덫] 등의 정통 드라마에서는 삶의 연륜과 기품을 담은 속깊은 어른으로 등장했다.
이처럼 여운계는 장르를 불문하고 항상 최선의 노력으로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사극이면 사극, 시대극이면 시대극, 트렌디면 트렌디, 멜로면 멜로 여운계에게 불가능한 작품이나 영역은 없었고 작품 자체의 장르적 결함자체도 여운계에게는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면서 여운계는 성장했다. 어떤 빈틈도 허용치 않는 완전무결한 배우적 자존감을 확립하면서.
여운계는 '예쁜 배우' 대신에 '멋진 배우' 의 길을 선택했다. 여운계는 나이 들어가며 유쾌함과 진중함을 모두 간직하고자 했던 비범한 여배우였다. 젊은 나이에 대학로에서 꿈꿨던 배우로서의 진지함은 세월과 함께 진중함과 고독으로 발전했고, 연륜이 간직하는 삶의 여유와 유쾌함은 그녀를 멋지고도 편안한 배우로 존재케 했다. 세월의 흔적 속에서 더더욱 영롱한 영혼을 발견케 했던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배우 여운계였다.
40년 동안 TV 브라운관을 지켰던 배우. 40년 동안 국민과 함께 했던 배우. 마파도 할머니부터 대장금 정상궁까지 희극과 비극, 정극과 코믹을 넘나들며 연기를 가장 연기답게 했던 배우. 죽기 직전까지 연기가 하고 싶어 촬영 현장에 달려갔고, 불같은 열정으로 대사를 외우던 배우. 꾀부리지 않고, 지름길을 찾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몰두하며 자신을 표현하려 했던 배우.
그래서 위대했고, 그래서 아름다웠던 이 시대의 큰 별. 배우 여운계.
오늘 이 70세의 '늙은 배우' 는 죽음조차 침범하지 못했던 젊고 혈기왕성한 청춘의 연기 열정만을 남긴채 조용하고 쓸쓸하게 눈을 감았다. 그녀는 정말 그녀의 말처럼 죽기 직전까지 연기했고, 죽는 그 순간까지 죽음이라는 것을 연기했던 진정한 여배우였던 셈이다. 이제 그만 그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야겠다.
"선생님... 안녕히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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